정치인에 대한 '빠문화'는 특정 대표자에게 모든 걸 위임하는 정치의식으로 규정하겠다.
보통 현대 민주주의는 간접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혼합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직접 민주주의라는 것은 단순히 투표를 하는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참여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직접 민주주의보다는 간접 민주주의에 의존하고 있다. 총선, 대선 등 선거철마다 과열되는 관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줄 선의 대표자라고 믿는 사람를 극렬히 지지하면서 '빠'로 변하고, 자신들의 대표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열기가 빠르게 식고 그 대표자에게 모든 걸 믿고 맡긴다. 그리고는 그 대표자 실정으로 다시 실망 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러한 전폭적인 위임에 의한 민주주의, 즉 빠문화가 뿌리깊게 남아있는 이유를 역사를 통해 추정해 볼수 있다.
조선왕조→일제 식민지→이승만 독재→박정희 독재→전두환 독재
하나 같이 왕 또는 절대자에 의한 통치가 계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직접 민주주의 의식이 성숙해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4.19와 같은 시민혁명도 있었으나 이는 못된 독재자의 처단에 새로운 지도자의 옹립이라는 절대자 교체의 성격이 크다. 4.19이후 불과 1년만에 일어난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방관 내지는 암묵적인 기대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지만 이어진 정권에서도 역시 절대자에 의한 통치가 이어진다. 노태우 군사정권과 이른바 3김시대로 민주화 운동의 절대자였던 김영삼, 김대중 정부까지 절대자에 의한 통치라고 볼 수 있다.
진정한 현대 민주주의의 시발점은 노무현 정부일 것이다.
지금은 '참여정부'가 비토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참여'라는 워딩은 그 시대에 맞는 탁월한 네이밍이였다.
절대자에게 모든 걸 맡기는 정치의식을 바꾸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퇴행시켜 이에 대한 반발과 SNS의 발전으로 참여의식의 발전 시간이 많이 단축됐지만, 아직도 빠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구미'에서 태양절(?)을 지내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인민 공화국 국민 40%가 존재한다. 결국은 시간이 많이 흘러야 할테고, 정당들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여나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했지만, 정당을 없애자는 소리는 아니다. 정당이 없다면 국민이 늘 감시하고 참여할 수 없기에 독재나 부패가 생긴다. 그렇다고 정당과 정치인에 모든 것을 맡기면 국민의 삶의 문제와 유리된다.
어떤 정치인도 완전히 선한 자도 악한 자도 없다. 절대자는 더더욱 아니다.
총선, 대선 때만 끓어오르는 양은냄비가 아니라 평소에도 아궁이에 올려놓은 가마솥같은 참여와 비판적 지지가 빠문화의 종식과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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