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1 김남주 詩모음 나는 나의 시가 / 김남주 나는 나의 시가 오가는 이들의 눈길이나 끌기 위해 최신유행의 의상 걸치기에 급급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바라지 않는다 나의 시가 생활의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순수의 꽃으로 서가에 꽂혀 호사가의 장식품이 되는 것을 나는 또한 바라지 않는다 자유를 위한 싸움에서 형제들이 피를 흘리고 있는데 나의 시가 한과 슬픔의 넋두리로 설움 깊은 사람 더욱 서럽게 하는 것을 나는 바란다 총검의 그늘에 가위눌린 한낮의 태양 아래서 나의 시가 탄압의 눈을 피해 손에서 손으로 건네지기를 미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배부른 자들의 도구가 되어 혹사당하는 이들의 손에 건네져 깊은 밤 노동의 피곤한 눈들에서 빛나기를 한 자 한 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그들이 나의 시구를 소리내어 읽을 때마다 뜨거운 .. 2014. 1. 1. 이전 1 다음